입수를 했다. 분명 젖을 걸 알면서도 온몸이 차가워질 걸 알면서도 오늘도 내 바닷속으로 향하는 나를 저지할 수 없다. 배수구 사이로 이 모든 감정의 액체가 빠져나가 매마른 땅 위 홀로 남겨지는 게 아니라면 나는 절대 마를 수 없다. 오늘도 나는 우울함에 목마르다.
나의 불행을 떼어내서 예쁘게 빚어낸 다음 화려한 포장지로 감싸 행복을 창조해 너에게 줄게
네게 1주년 선물로 받은 스노우볼을 발견했어. 기억나? 상점에서 제일 예쁘고 좋은 걸로 골라왔다고 어린아이처럼 환한 미소를 짓곤 했었지. 추위에 붉어진 네 손을 잡고 녹여주던 그 소중한 기억들이 이 유리 속에 모두 갇혀있는 기분이야. 이 유리를 깨면 너와의 추억들을 다시 느낄 수 있을까? 가려지지 않은 살결들이 모두 붉게 상기된 채 서로를 바라보던 그 겨울...
당신이 떠나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사랑이 아닐 거라 믿었는데 . . . 결국 우린 사랑이었나 봅니다.
오늘 꿈속에 네가 나왔어. 널 닮아 아름답던 장미 꽃다발을 수줍게 내밀었지만 가시에 찔리기라도 한 건지 건네주던 네 손이 상처투성이여서 차마 행복할 수가 없었어.
처음 마주친 너는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오는 봄이었다. 예쁜 꽃들을 피워내며 반짝이는 꽃가루들을 내게 내려주며 햇살 같은 미소를 지어주는. 사랑에 빠졌던 우리는 뜨거운 여름날이었다. 서로에게 진득이 녹아 일렁이며 완전히 섞여버린 아이스크림 처럼 말이다. 한 차례 장마가 찾아온 후 우리 사이엔 문득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찬란하고 푸르던 추억들은 금방 색이...
당신이 보고 싶어 하루에도 몇 번씩 함께 나눴던 추억들을 찾아 보곤 해요. 여전히 따뜻하고 달콤한 공기가 사그라들었던 그리움의 불씨를 다시 지펴 제 세계에 화재를 일으켜요. 화면을 내릴 수록 당신의 온도 또한 내려갔지만, 정작 저는 뜨거운 나머지 화상을 입을 것만 같아요. 어쩌면 얼어가는 당신과 녹아버릴 것 같은 제가 섞인다면 사랑하기 적당한 온도가 될 거...
안녕, 저는 잘 지내요. 당신이 바라는 제 모습대로 영혼은 찾아볼 수 없더라도 당신의 죄책감이 사라지도록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혹시 저는 당신의 실수인가요? 제 존재가 당신의 결점이었다면 이젠 정말 당신을 미워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끝없이 차오르는 절망과 두려움에 잠겨버린 이 삶도 과연 청춘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 몇 발자국 떨어져 바라보면 잔잔한 듯 보이는 나의 물결들이 비참해 보여서 더욱 찬란한 청춘을 맞이하기 위한 성장통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나에게 후회의 방문은 중요하다. 노크 소리 조차 없이 문이 개방되면 후회와 함께 여러 감정들이 뒤따라 침입하겠지만 왜 당신이 내게서 도망쳤는지, 당신이 나를 지우려고 발악하는 이유에 대해 조금씩 공감하게 된다. 그렇다. 모든 탓은 나에게서 나온다. 도망친 당신을 응원하게 되었고 이 유기는 내게 익숙함을 선사한다.
시린 세상 속 처음엔 길을 잃었으며 감정을 앓았다. 끝내 감정을 잃었으며 당신을 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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